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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woo
2023-12-01 12:34:12

비하인드
SaaS 스타트업의 오픈채팅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 고군분투기

시작하며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돈이 없죠. 특히 마케팅에 쓸 돈은 더 없습니다! (더 아끼게 됩니다.) 그래서 일까요, 스타트업의 무료 마케팅 방법은 항상 좋은 포스팅 주제가 되죠.

저희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디오스튜가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베타 서비스가 가능해졌던 2022년 말부터 저희는 돈을 쓰지 않고 바이럴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습니다.

이 고민의 배경에는 기존에 운영하던 서비스인 타일의 영향도 있었어요. “이렇게 서비스를 좋아해주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이 노하우를 공유하고 새로운 유저를 끌어줄 수 있는 커뮤니티는 어려울까?” 이런 생각이었죠.

이 포스팅은 저희가 AI 동영상 편집기 비디오스튜를 서비스한지 1년이 되는 시점에서 돌아보는 바이럴 마케팅 관점의 회고록(?)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많이 오염되었지만, 저는 본래의 의미 그대로 paid marketing이 아닌 organic 방식으로 바이럴 루프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 용어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바이럴 마케팅의 전술/채널 중에서 오픈채팅에서 거둔, 어찌보면 소소한 승리(?)이라는 점을 말씀드리며 글을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타겟들이 있는 오픈채팅방에 잠입 성공!

사실 처음에는 내부적으로 커뮤니티를 직접 운영할 생각이었습니다. 자유롭게 비디오스튜에 대해 질문도 하고 활용 노하우도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 형태의 공간이었죠. 그런데 항상 이런 플랫폼(?)은 정보 제공자와 수요자가 함께 있어야 작동하게 되고, 이는 곧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고민으로 귀결되죠.

저희는 당장 이행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이미 우리 제품과 연관된 분들이 모여있는 오픈채팅방을 찾고, 그곳에 잠입해서 비디오스튜를 알리는거죠.

그리하여 작년 이맘때 즈음 마케터 제이님께서 운영하시는 디지털 노마드들의 오픈채팅 방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영상 편집을 위해 노하우를 활발히 공유하고 다양한 솔루션들을 추천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결심했죠. “그래… 여기서 비디오스튜도 언급되도록 해보자!”

하지만 역시 현실은 냉담했습니다. 이미 유명한 솔루션들을 쓰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비디오스튜를 쓰시게 되었다고 쉽사리 비디오스튜 좋다고 글을 쓸 분위기는 아니었거든요.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많이 지켜보셨다면 무슨 이야기인지 아실꺼에요. 첫 댓글이 어떻게 달리느냐가 전체적인 댓글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것 처럼,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솔루션이라면 쉽게 대화로 이어지지만, 나만 아는 솔루션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언급 조차가 두려워지는거죠.

어디서든 콘텐츠 마케팅이 정답

이 당시 오픈채팅방에는 약 500명의 참여자 분들이 계셨는데 이 분들을 대상으로 제이님의 도움을 받아 무료 강의 세션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비디오스튜의 간단한 사용방법을 알려주는 세션이었죠.

이 때 저는 건강 상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 중인 상태였는데, 환자복을 입고 입원 투혼으로 강의를 진행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 짐을 가볍게 하려고 준비한 만원짜리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 싼건 이유가 있다 >

비디오스튜의 위자드모드를 소개하고, 직접 시연을 하면서 굉장히 쉽고 다양한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어필했죠. 그리고 강의 참석자 분들께 1개월 이용권을 제공드렸어요.

그리고 한 달 뒤에 유료 전환을 추적하는데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아니, 사실 상 무료 한 달 기간에도 제대로 이용하신 분들은 극소수였지요.

하지만 한 번 도전으로 끝낼 순 없죠! 다음 번 강의에는 좀더 타겟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고 곧장 적용할 수 있는 실무적인 팁을 담기로 다짐하게 되었죠.

그리고는 곧장 2회에 걸쳐 아래의 주제로 유명 솔루션들과 결합한 비디오스튜 활용 방법 강의를 두 번 추가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chatGPT + 비디오스튜, 기획부터 제작까지 10분 안에 끝내기
  • 미드저니 + 비디오스튜로 스토리텔링 영상 만들기 (유튜브 강의 다시보기)

< chatGPT, 미드저니와 같은 형님 솔루션들과 함께 비디오스튜 활용 방법을 강의 콘텐츠로 삼다 >

쩌리(?) 솔루션인 비디오스튜만으로는 청중들에게 참여를 유도하기 힘들었지만, 요즘 한핫 제품들과 자연스러운 연결점을 찾고 그것을 강의 콘텐츠화하니 곧장 반응이 느껴졌습니다. 두 번의 무료 강의로 이 오픈채팅방에서 비디오스튜를 쓰는 유료 고객들이 보이기 시작했죠.

하지만 여전히 쓰는 분들만 쓰고 계시지 “바이럴”이 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죠. 그 때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바이럴의 기폭제가 된 고객 인터뷰

비디오스튜 자체 블로그에는 고객들의 실제 활용사례를 인터뷰하는 섹션이 있습니다. 다양한 비즈니스를 영위하시는 기업 고객부터 개인 크리에이터까지 다른 유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례들을 공유하고 있죠.

1:1 문의로 고객 상담을 진행하다가 한 크리에이터 분을 알게 되었어요. 그 후 추가적인 인터뷰를 기획하고 진행하다 보니 비디오스튜를 통해 6개월만에 23만의 구독자를 모으신 분이셨던 겁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다른 영상 프로그램이 익숙한 분도 아니고 편집 및 유튜브 활동 자체가 처음이시라는거죠.

다른 분들은 저희가 진행하는 무료 강의를 듣고 거기에서 그쳤지만, 이 고객님은 무료 1개월 이용권 기간 동안 비디오스튜를 써보며 가능성을 보셨고, 그 뒤 곧장 채널 운영에 전념하시면서 실버 버튼 유튜버가 되신거죠. (이 인터뷰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동영상 편집 초보였던 내가 6개월만에 23만 채널을 만든 건에 대하여” 글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그 뒤로는 이 분의 생생한 경험담을 다룬 영상 콘텐츠가 유튜브에 올라오기도 하고, 직접 노하우를 무료 강의 형태로 전파하시면서 비디오스튜의 인지도가 쌓이게 되었습니다.

<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팩트인… 괴물 신인 크리에이터 그라운드님의 인터뷰 영상 >

이 때부터는 오픈채팅 방에서 비디오스튜가 언급되며 추천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랑 비교할 수 없는 형님 솔루션들과 함께 언급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죠. (뭐? 프리미어 프로? 캡컷?)

< 적어도 여기서는 대장급 솔루션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비디오스튜 >

비디오스튜에 대한 약간의 후광이 생기게 되니 “비디오스튜를 통해 일주일만에 얼만큼 성장했다”, “어떤 결과가 나왔다”는 자발적인 인증 글들이 계속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유저들에게 비디오스튜는 언급하기 힘든 솔루션이 아니라 자랑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된 것이죠.

‘참여감’, 고객들과 함께 성장하는 솔루션

오픈채팅 방에 깊게 참여하면서 고객들과 닉네임으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또 좋은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고객들이 진솔하게 요구사항을 말씀하실 수 있다는 거죠. 비디오스튜를 사용하시면서 겪으시는 불편한 점이나 개선되길 바라는 점, 그리고 배포 실수로 인한 버그들도 굉장히 빠르게 캐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최대한 빠르게 요청하신 사항들을 업데이트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리완창이 쓴 “참여감”에서 처럼, 저희의 소중한 고객님들께 참여감을 드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디오스튜 내에도 1:1 채팅 상담이 있지만, 오픈채팅을 통해 질문 하시는 것을 더 선호하신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얼굴을 드러내고 강의도 진행하고, 간혹 농담에도 참여하는 실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셔서 편하게 질문을 남기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운영 효율성 관점에서는 좋은 현상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시간을 좀더 쓰더라도 고객님들이 편하게 이용하실 수 있다면야… why not?

이제 이 작은 경험을 좀 더 크게 써볼까?

현재 비디오스튜의 유료 고객 구성을 살펴보면 기업 고객이 50%, 개인 크리에이터 고객이 50%입니다. 제가 지금 회고(?)하고 있는 오픈채팅을 통한 바이럴이란 것은 사실 저희 타겟 고객 구성 중에서 반의 반의 반도 안되는 세그먼트인거죠. 전체 타겟 중에서 개인 크리에이터 고객 대상, 그리고 그 안에서도 특정 관심사를 가진 세그먼트를 대상으로 바이럴 루프를 만드는 일에 도전했던 것이고 아주 작은 성과를 얻은 경험인 것입니다.

최근에는 또 초/중/고등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대학 교수님들을 대상으로도 비슷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어요. 이 역시 학교 단위의 결제로 이어지면서 약간의 성과를 느끼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특정 세그멘트에서의 성공이겠죠.

니치 타겟을 대상으로 워킹한다는 판단은 들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타겟군별로 같은 전술을 써볼 예정이에요. 가장 최근에는 홍보 담당자,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을 하시는 분들과도 함께 하고 있죠. (아니, 하려고 하고 있죠.)

그러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나름의 성공 방정식이 큰 무대에서도 먹힐까?”

세그멘트의 단위가 커지게 되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하나의 오픈채팅 방, 하나의 카페가 아니라 인터넷 그 자체를 세그멘트로 삼으면 어떻게 되는걸까요.

따라서 다음으로 도전해보고자 하는 것은 대형 커뮤니티나 여론 자체에서 우리의 이름이 알려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청중들의 성격을 규정할 수 없는 무대에서는 또 어떤 전략들이 수반되어야 할지 아직은 오리무중입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허슬이 이런 것이겠죠. 치밀하게 고민했으면 우직하게 할걸음씩 나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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